김진홍 목사의 아침묵상

수도원 운동이 필요한 때이다

범이네할배 2014. 11. 10. 19:32

수도원 운동이 필요한 때이다(1)
한국 교회와 한국 사회에 수도원 운동이 꼭 필요한 때이다. 개신교에서는 수도원 운동을 반대하는 분들도 있다. 이는 가톨릭 전통이지 개신교 전통은 아니란 점에서 반대하기도 하고, 수도원 운동이 현실을 도피하는 사고방식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현실을 외면하고 피안의 세계를 동경하는 현실 도피의 소극적 종교가 아니냐는 뜻에서 반대한다.

그리고 수도원 운동의 고행과 금욕적 삶은 복음적이 아니라 이교(異敎)적인 전통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 같은 주장은 수도원 운동에 대한 오해에서 나오는 반대이다. 어느 종교이든 종교생활에서 수도(修道)와 수행(修行)은 반드시 있어야 하는 필수조건이다. 종교개혁 운동의 첫 깃발을 들었던 말틴 루터 역시 본래는 수도사였다.

2천년 교회사를 돌이켜 보면 수도원은 교회가 핍박을 받을 때에 죽음을 각오하고 교회를 지켰고, 교회가 세속주의에 빠져들 때는 회개와 경건으로 교회를 건졌다. 그리고 이단 사이비가 득세할 때는 올바른 신앙운동의 기준을 세워 주었다. 수도원 운동을 모르는 분들은 기독교를 모르는 분들이다.

수도원 운동의 시작은 3세기 이집트에 안토니(AD 251~356)로부터 시작되었다. 부잣집 아들이었던 그는 마태복음 19장 21절 말씀에서 영감과 도전을 받게 되었다.

"네가 온전하고자 할진데 가서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을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

청년 안토니는 이 말씀에 그대로 복종하기로 하고 아버지가 물려준 대농장을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주고 외딴 곳으로 가서 기도와 금식, 노동과 명상에 전념하였다. 그는 "쉬지 말고 기도하라"(데살로니가전서 5장 17절)와 "일하기 싫거든 먹지도 말라"(데살로니가후서 3장 10절)라고 하신 말씀을 따라 기도와 노동에 힘썼다.

그의 명성이 알려져 사람들이 그의 덕을 사모하여 모여 들자, 그는 더 깊은 사막으로 들어가 수도생활에 정진하였다. 성 안토니로부터 시작된 수도원 운동이 3세기를 지나면서 사막교부들의 시대에 들어가 많은 사람들이 사막으로 들어가 수도, 수행의 생활에 헌신하게 되었다.
수도원 운동이 필요한 때이다(2)
이집트의 안토니에서부터 시작된 수도원 운동은 서서히 번져나가 서방교회에까지 확장되어 갔다. 특히 중세교회가 영적으로 쇠퇴하여 교회의 본 모습을 잃어가게 되자,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수도원 운동이 평신도들로부터 일어나게 되었다. 베네딕트, 프란시스코, 도미니칸 등이 서방교회 수도원 운동의 중심에 서게 되면서, 수도원 운동은 교회사에 뿌리를 내려가게 되었다.

어느 수도원이든 수도원 운영과 생활에 다섯 가지 덕목(德目)이 있었다.

1) 청빈(淸貧)
2) 순결(純潔)
3) 순명(順命)
4) 노동(勞動)
5) 거룩한 독서(Lexio Divina)

이들 덕목은 교회와 교인들에게 꼭 있어야 할 덕목들이지만 교회가 세속화 되고, 타락하여 제구실을 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수도원에서 지켜 나가게 되었다. 그래서 교회사에서 영적 암흑기였던 중세교회를 지켜온 것은 수도원들이었다고 할 수 있다. 수도원 운동이 없었더라면 교회는 영적 암흑기를 극복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바로 그런 수도원 운동이 한국교회에게 요청되는 점이다. 한국교회는 지난 130년 역사에서 아세아에서 처음으로 성공한 교회가 되었다. 한국교회는 겨레의 명운이 급박한 때에 한국 땅에 들어와 근대화, 항일운동, 반공운동, 민주화운동 등에서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한국교회 없이는 한국의 현대사를 논할 수 없는 처지이다. 그런데 그런 기여와 성공 끝에 최근 들어 한국교회는 벽에 부딪히게 되었다. 교인수가 처음으로 감소하는 추세에 이르고 교회가 세인들로부터 비난과 비판을 받게 되는 처지에 이르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