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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자도 탈진할 때가 있다 / 이준행 목사

범이네할배 2015. 1. 25. 21:05

목자도 탈진할 때가 있다 / 이준행 목사

매년 12월이 되면 교회들이 탈진한 일꾼들의 중도하차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습니다. 교회들이 겪는 어려움의 근본적인 출발은 은혜를 상실한 목자들의 탈진으로부터 옵니다. 목자들이 은혜롭게 목장을 섬길 때에는 어려움이 없어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부터 목자들이 서서히 지쳐가기 시작하면서, 점차 은혜가 고갈되어가고, 결국은 탈진에까지 이르게 되는데, 그 때는 더 이상 교회가 손을 쓸 수 없는 경우에 이르러 버린 것입니다.

목자들이 탈진하게 되면 목장이 점점 생기를 잃다가 고사되어 가기도 하고, 심지어 하나님의 가족이라며 마음을 같이했던 지체들이 교회를 떠나는 아픔을 겪기도 하며, 교회 리더들과 담임 목사의 충돌 등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탈진은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먼저 은혜가 메마르기 시작하고, 헌신과 섬김에 지쳐가다가, 한계점을 지나면 탈진이 옵니다. 따라서 원론적으로 말하자면 은혜를 지속적으로 경험케 하는 목회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목자가 은혜를 지속적으로 경험하지 못하거나 오해, 시기, 견제 등으로 마음이 상하는 경우에는 답은 알지만 의욕이 없어지고, 섬김에 생기를 잃게 되며, 결국 패배감과 지속적인 죄책감에 휩싸이게 될 수 있습니다. 목장에서 역동성이 경험되지 않을 때나 은사와 역량을 넘는 사역으로 전도, 양육, 돌봄, 헌신(식사, 섬김)등을 모두 혼자 감당해야 하는 과도한 부담감이 억누르거나 목장 식구들(목원)의 삶에 아무런 변화가 없을 때 목자들이 지치고 탈진할 수 있습니다.

잘 섬기는 목자들에게서도 목장을 섬기면서 바닥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온 탈진에 대한 경험을 듣게 될 때가 있습니다. 몇 년간 배가도 못하고 많은 어려움을 당할 때, 철저히 하나님을 의지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고, 그러다가 새로운 영혼을 만나 영혼 구원의 기쁨을 맛보면서 그 힘으로 다시 섬길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이렇게 탈진을 딛고 다시 일어선 목자는 모두에게 생명력을 심어줍니다.

탈진한 목자가 스스로 일어나야 하지만, 혼자 내버려두면 안 됩니다. 그 힘든 시간을 함께 지나며 격려하고 도우는 것이 목회자와 다른 목자들이며, 혹은 목장 가족들입니다. 탈진이 왔다고 해서 꼭 문제가 심각한 것은 아닙니다. 바닥을 친 후에 회복되는 과정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낮추시고 겸비케 하셔서 사용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로 하여금 당신만 철저히 의지할 수 있는 사람으로 점점 자라게 하십니다. 문제는 한계를 느끼며 광야 같은 메마른 길을 갈 때, 개인적인 신앙으로만이 아닌 지체로서의 교회가 효과적으로 돕는 활동이 매우 중요한 사역 중 하나입니다. 2~3년간 힘겨운 헌신을 하고 있는 목자를 지속적으로 섬겨내어, 결국 그들로 하여금 영혼 구원과 제자 삼는 기쁨을 맛보게 할 수 있다면 그 교회는 실패할 수 없습니다. 나아가 다시 일어선 목자로 인하여 다른 목자들이 더욱 힘을 얻을 것이고, 서로에게 주는 격려와 도전이 교회 내에 새로운 동기와 도전을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완벽한 교회는 없습니다. 어느 교회나 힘에 겨워하며 고전하는 목자와 목장이 있기도 하고, 잘 되고 있는 목자와 목장이 있기도 합니다. 잘 정착되고 있는 교회들은 잘 섬기는 목자와 목장이 교회의 분위기를 선도하고 있고, 잘 되지 않는 목장을 지속적으로 도와서 결국은 기쁨과 은혜를 맛보게 하는 경험과 토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목장과 예배, 성경공부와 기도, 제자훈련 등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유기체적 연합으로 집중하여 탈진한 목자를 도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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