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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사랑의 빚진 자들의 모임이다. /이준행 목사

범이네할배 2014. 11. 30. 14:32

 

교회: 사랑의 빚진 자들의 모임이다. /이준행 목사

어떠한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주인의 집에서 도망쳐 나온 종이 있었습니다. 당국에 체포되어서 옥살이를 하게 되었는데, 그 감옥 안에서 예수님을 소개받고 주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종에게 예수님을 소개하고 하나님 나라를 가르친 사람이 종의 주인과 친분이 두터운 사람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주인과 종의 관계를 회복시키고, 예수님 안에서 변화된 새로운 관계를 부탁하는 편지를 썼습니다. 이 편지가 바울이 빌레몬에게 보낸 빌레몬서입니다.

이 편지에서 바울은 빌레몬을 ‘우리(바울과 디모데)의 사랑을 받는 자요 동역자’라고 부릅니다. 사랑의 관계성으로 엮어진 지체입니다. 그 형제를 생각하면 하나님께 감사하고, 기도하려고 하면 그 형제가 생각나는... 그런 사랑의 관계성을 이룬 동역자입니다. 몸은 멀리 떨어져있으나 같은 정신으로 함께 하나님 나라, 교회를 꿈꾸는 동역자입니다. 이러한 동역자들이 비전과 영적 지도력을 세워갑니다.

빌레몬은 가정을 열어 교회를 섬기는 자입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식사를 준비하여 가정으로 초청하여 섬기는 자가 아니라 그 집에 교회들이 함께 사는 자입니다. 열심히 일하고 돈 벌어서 교회를 섬기며 사랑하는 일에 기꺼이 투자하는 것을 인생의 행복이요, 소명으로 아는 집사요, 목자입니다. 많은 지체들은 빌레몬으로 인해서 기쁨과 위로를 얻었다고 말합니다. 물론 바울에게도 동일한 기쁨과 위로를 얻게 하는 자입니다.

이 귀한 형제에게 감옥에서 만난 종 오네시모를 용서하라고 부탁합니다. 용서는 가장 큰 사랑입니다. 용서가 새로운 나 자신을 만들어가고, 용서가 사랑의 관계를 깊게 합니다. 용서가 발전해서 차별을 무너뜨리고 종을 형제로 대하는 세상을 열어갑니다. 바울이 빌레몬을 동역자로 알고 섬기듯, 빌레몬도 바울을 동역자로 알고 섬기기에 오네시모를 영접할 것을 적극적으로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요구를 기꺼이 들어줄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 둘은 사랑의 빚진 자의 관계입니다. 바울도 빌레몬에게 빚지기를 기꺼이 자청하고, 빌레몬 역시 바울에게 사랑의 빚을 많이 졌다고 말합니다. 교회가 건축으로 은행에 큰 빚을 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빚들은 중요한 사역을 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무거운 짐이 됩니다. 하지만 사랑의 빚은 기쁨과 평안을 얻게 합니다. 다른 빚은 지지 말아야 하겠지만 사랑의 빚은 서로 많이 지고 섬겨야 하겠습니다.

사랑의 빚을 진 자들은 서로에게 빚을 부탁할 때 말하는 것보다 더 많이 순종하며 사랑을 부어줄 것입니다. 마음을 주었기에 덤으로 더 많이 주려는 관계가 사랑의 빚진 자의 관계입니다. 여기에서 진정한 영적 지도력이 생겨납니다. 권위를 내세우며 밀어부치는 지도력이 아니라 더 많이 섬겨주려는 마음으로 세워지는 지도력이 영적 지도력입니다. 기꺼이 사랑의 빚을 질 줄도 알고, 요구할 줄도 알기에 서로를 보고 싶고, 가고 싶고, 가면 숙소도 제공해주고, 제공해달라고 부탁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사랑의 빚을 많이 진 자입니다. 주님의 이름 안에서 사랑의 관계로 엮어진 분들에게, 섬기는 교회 지체들에게 30배, 60배, 100배로 사랑을 돌려받고 사는 사랑의 빚진 자입니다. 그래서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기꺼이 사랑의 빚은 지기도 하고 빌려주기도 하며... 이러한 관계로 이루어진 교회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