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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회원의 편지]새 계명

범이네할배 2014. 12. 27. 20:38

[어느 회원의 편지]새 계명

남편이 출근 준비를 하고 있을 때, 다섯, 여섯 살이었던 우리 두 아이들은 그들대로 하루를 보내기 위해 열중이었다. 우리 아이들은 부모의 자율적 전인 교육의 이론에 의해 유치원에 보내지 않았다.
크고 작은 인형들과 여러 가지 소꿉놀이감 등, 사이좋게 잘 나누어 가지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대체로 서로 더 예쁘고 더 좋은 것을 더 많이 차지하고자 싸움이 나곤 했었다.
그날도 예외 없이 아이들은 무언가 서로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던 것 같았다. 남편은 출근 준비를 하다말고 아이들의 재판장이 되어 두 아이로부터 차례로 일의 자초지종을 들었다. 어느 정도 끝날 즈음에, 아빠는 목소리를 낮추어 조용히 물었다. “얘들아, 이 세상에서 아빠가 제일 좋아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뜻밖의 질문으로 아이들은 잠시 생각하더니 지금 상황과 함께 아빠의 질문이 이해되었던지 “서로 사랑하고 양보하는 것이라고요.”라고 조금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이들은 그제야 멋쩍은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빙그레 웃었다. 그리고는 손을 잡고 흔들면서 하던 놀이를 계속하기 위해 슬그머니 장난감들이 늘어진 방으로 향했다. 그러자, 남편은 다시 출근 준비를 서두르며, 책의 내용 중 재미있는 부분이 생각난다며 얘길 이었다.
예수님과 함께 자리에 앉은 제자들이 주님께 “주님! 저희들이 행해야 할 계명을 말씀해 주십시오.” 했다. 주님께서는 “너희들은 서로 사랑하여라.”고 하셨다. 그런 일이 있은 며칠 후 언제든지 새로운 것을 배워 행하고 싶어 하는 열심 있는 제자들은 주님께 “주님, 저희에게 계명을 가르쳐 주십시오.”라고 말씀드렸더니 그 때에도 주님께서는 조용히 “너희는 서로 사랑하여라.”고 말씀하셨다. 지난번과 동일한 답변을 들은 제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해 보았으나 주님께서 너무 바쁘고 피곤하셔서 일전에 이르신 말씀을 잊고 또 말씀하셨으려니 생각하고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그 후, 또 제자들은 변함없이 “주님, 저희에게 계명을 주십시오.”라고 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주님의 대답은 역시 “너희는 서로 사랑하여라.”이셨다. 그 대답을 들은 제자들 중 성급한 제자가 “주님, 그 말씀은 전에도 하셨고, 또 그전에도 하셨습니다. 이번에는 새 계명을 주십시오,”라고 말씀드렸다. 잠잠히 듣고 계시던 주님께서 “이제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라고 하셨단다.
그 때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자주 일어나는 다툼들 속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배워야할 것이 형제 사랑이었으므로 이 예화를 아이들에게는 안전한 것이라 여겨서 외울 정도로 자주 들려준다. 우리 아이들이 다투지 않고 사이좋게 잘 지낼 수 있기를 기도하면서…

-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줄 알리라 (요 13:34,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