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2016/02/06(토) -가르쳐야 할 책임- (2838)

범이네할배 2016. 2. 6. 17:58

2016/02/06(토) -가르쳐야 할 책임- (2838)

 

“선생님, 건강하게 오래 사셔야 합니다”라고 내 주변에서 나에게 ‘부탁’하는 후배들이 많습니다. 물건은 60년이 지나면 일단 ‘골동’의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그렇지 못합니다. 60을 넘어 70, 80이 된 노인이 체력이나 정신력이 딸려서 어떤 일도 제대로 하기가 어려운데 오래 살라고 ‘당부’하는 것은 무리한 일이라고 여겨지기도 합니다.

어렸을 때가 좋았습니다. 우리들의 전통사회에서는 맏아들의 책임이 막중합니다. 그러나 나는 김 씨 가문에 둘째 아들로 태어나 부모를 모시는 책임은 내가 져야한다는 생각은 안하고 ‘멋대로’ 살았는데 내 형이 일제말기에 일본 군대에 끌려가 소‧만 국경 어디선가 목숨을 잃은 뒤에는 내가 외아들이 되어 집안에 대한 책임을 감당해야만 했습니다.

어느 나이가 되면서부터 나는 교편을 잡고 교단에 서서 후배들을 가르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어느 시골 국민학교의 3학년 담임이 되었는데 우리 반에 하도 말을 안 듣는 놈이 있어 홧김에 뺨을 한대 갈겼는데 그 아이의 왼쪽 귀의 고막이 잘못됐다 하여 그 부모를 찾아가 백번 사죄하던 일이 어제만 같은데 그것이 70년이나 된 옛날 일이라니 믿어지지 않습니다. 열성만 가지고 교육이 제대로 되는 것이 아님을 그때 깨달았습니다. 교육이 매우 어려운 직업임을 일찍이 깨달았다 하겠습니다.

젊어서는 학생들에게 영어도 가르치고 역사도 가르치는 열성적인 교사였으나 50이 되고 60이 되어서는 후배들에게 인생을 가르치는 교사로 전환한 셈입니다. 지난 30년 나는 국민에게 영어나 역사가 아닌 인생을 가르치는 볼품없는 교사가 되었습니다.

나는 복잡‧다단하게 보이는 인생의 일들을 간단‧명료하게 요약하는 능력을 타고났습니다. “인생의 주제가 무엇이냐?”고 내가 묻고 “인생의 주제는 사랑이다”라고 내가 대답할 수 있기 때문에 나에게 주어진 세월을 그렇게만 쓸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나는 한국인이 어떻게 해야 태평양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는지 그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제도를 백번 뜯어 고쳐도 되지 않습니다. “거짓말을 하지 말고 이웃 사랑하기를 힘쓰라.” - 나의 처방은 이렇게 간단하고 명료합니다. 어렵게만 생각하면 될 일도 안 됩니다. 내 질문은 이렇습니다. “그대는 오늘도 정직한가요? 그대는 오늘도 이웃을 사랑하려 힘쓰고 있습니까?”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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